블로그 글을 쓰지 않은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어 가는 시점에서 이렇게 케케묵은 얘기를 꺼낼려니 사실 조금 부담스러운 포스팅.
얼마전 설을 앞두고 그동안 PC안에 사진 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한 폴더를 발견했다.
찍어 놓고 미쳐 포스팅 하지 못한 사진들. 지금 썰을 풀어 볼까 한다.
당시 모습과 현재 상황까지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2009년 7월 7일. 국내 중견업체인 티맥스 소프트가 '또 하나의 위대한 도전'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OS를 하나 공개하기에 이르는데 이미 일주일 전부터 각 언론사들을 통해 스크린샷과 함께 기사가 여러번 나갔던 것을 기억 한다.

<출발은 나름 좋았었던 Tmax Window 9>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동안 소프트웨어를 중요시하지 않는 불모지에서 이러한 운영체제를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과감하고 상당한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지금이야 아이폰 출시와 더불어 애플리케이션들이 활성화 되면서 소프트웨어가 많이 부각되었지만 옆나라 일본과 비교해봐도 우리가 뒤져있다는 건 분명 반성해야 할 일이다.
당시 언론에서는 무척 호의적인 기사를 내놓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반신 반의.
일단 운영체제라는 중요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몇 장의 스크린샷 만으로는 판단 하기 어려울 뿐더러 언론의 호의적 기사 또한 오히려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
하나 더 붙이자면, 알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개발사 티맥스 소프트의 좋은 못한 평들도 한 몫했다. 이 부분은 마지막에서 자세히 언급하기로 한다.


<언론에 배포한 1차 스크린 샷 (위)와 문제제기 후 수정된 2차 스크린 샷 (아래)>
언론에 공개한 1차 스크린 샷은 일반 사용자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하지 그지 없었는 데 불신만 더 키우지 않았나 싶다.
일단 직접 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7월 7일 티맥스 윈도우 발표를 앞두고 사전 참가 신청을 받는 다는 얘기에 공식 사이트에 접수를 했고 행사 당일 방문하였다.

<2009년 5월 첫 문을 연 홍보사이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행사는 오후 1시 30분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행사 시작 한시간 전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등록을 하기 위해 모여 무척이나 붐볐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질 무렵 이미 꽉 차버린 안내데스크>

<행사 입구 한 켠에 전시해 놓은 제품 패키지>

<티맥스 소프트 박대연 회장의 기조연설>
행사 시작은 박대연 회장의 기조 연설을 시작으로 진행 되었으며, 기조연설에서는 티맥스 소프트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을 대략적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주력 제품군인 미들웨어와 프레임 워크를 비롯해 새로 공개하는 티맥스 윈도우(운영체제)와 티맥스 오피스(오피스 제품군), 티맥스 스카우터(웹 브라우저) 통해 개인 사용자에게도 어필 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었다.
포부야 어느 기업의 PT에서 매우 희망적인 사항이므로 그냥 흘려 들어 줄 순 있었지만 일반인 조차 듣기 거북할 정도로 개발에만 매진 하다가 이혼을 했다던지 병원에 입원을 했다던지 하는 이야기는 사적인 자리에서 조차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하기엔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

<티맥스 윈도우의 강점(?)>
티맥스 윈도우가 본격적으로 시연에 들어가기 앞서 대략적인 강점을 발표 했는데 이후 굉장히 논란거리가 되었던 화면. 티맥스 윈도우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XP의 그것과 동일하게 레이아웃을 구성하였다고 밝혔는데 누가봐도 윈도우 스킨을 씌웠다고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흡사하다.

<문제의 동영상 시연>
한 시간 넘게 설명만 늘어 놓으면서 지루해질 무렵 본격적으로 시연을 선보였는데 전체적인 시연은 15분 남짓으로 운영체제라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보여주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더군다나 첫 번째로 선보인 것이 동영상 재생이였는데 메모리 관리가 제대로 되지 못했는지 첫 재생부터 매끄럽게 재생 되지 못하고 끊김을 보여주고 말았다.

<티맥스 오피스 워드 시연>
티맥스 윈도우와 함께 오피스 제품군도 공개가 되었는 데 앞서 동영상 재생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호환성을 보여주기 위해 파일 열기에 한해서만 비교 시연을 진행했다.

<문제의 스타크래프트 시연>
또 다른 논란을 가져왔던 스타크래프트 시연. 요즘 왠만한 PC에서 스타크래프트 2가 아닌 1997년에 나온 스타크래프트 1의 로딩은 3초도 너무 길다 싶을 정도로 빠른 데에 비해 당시 시연에서는 로딩 중이라는 문구가 10여 차례 넘게 깜박이고 나서야 메뉴 화면으로 넘어가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했는데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플레이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게임을 하고 난 리플레이 화면만 달랑 몇 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2부에 들어서 티맥스 오피스와 스카우터에 대해 공개하면서도 논란은 계속 되었다. 수석 연구원이 직접 나와 키노트를 진행하면서 시연 화면을 보여주었는데 오피스와 스카우터를 구동하는 PC의 운영체제가 티맥스 윈도우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XP라는 점이다.

<Windows XP에서 실행중인 Tmax Office>
단순히 보기엔 오피스와 스카우터가 윈도우 XP에서도 동작될 정도로 호환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사실 이후 나온 기자들의 블로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티맥스 윈도우에서 티맥스 오피스와 스카우터가 작동하지 않는다' 라고 한다. 이 쯤 됐으면 왜 앞서 티맥스 윈도우가 윈도우 XP의 스킨만 씌워 놨다고 말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시스템 운영체제는 파일의 생성과 복사, 삭제 등이 사용자가 사용 중에도 수백번씩 이루어 지게 마련인데 그 만큼 여러 프로그램과의 호환이나 시스템 운영체제가 얼마나 안정적인 지를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설치와 삭제다.
당시 시연에서는 드라이버는 고사하고 그 흔한 네이트온이나 오픈 캡쳐 같은 간단한 유틸리티의 설치와 삭제 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파일을 불러와 실행에 그쳤다는 점에서 시연회를 진행 할 수록 의혹만 더 불러일으켰다.

<Tmax Scoutor 웹 표준 테스트 시연>
티맥스 스카우터는 그나마 양반이였을 까. 한국형에 맞춰 웹표준도 지키고 Active X도 가능하다니 굉장히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었다. Acid 테스트가 모든 걸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99점이란 높은 점수에 박수쳐주고 싶다. 시연회 이후 개발자들 사이에선 웹킷엔진을 바탕으로 만든거라 얼마든지 높은 점수를 보여줄 수 있다는 데 티맥스에서 일단 자체 개발이라고 하였으니 스카우터 만큼은 믿어 보기로 했다..

<Tmax Scoutor Active X 및 동영상 시연>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는 바비킴과 윤하의 공연으로 마무리 되었는 데 운영체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가기 위해 자세한 설명과 초대 가수 초청도 좋다지만 왠지 강의를 들으러 온 기분도 들었고 한편으론 속았다는 기분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윤하의 축하공연>
당초 티맥스 데이에서 밝힌 제품 출시일은 2009년 11월. 그러나 그것은 공허한 외침이였고 오히려 600명 직원 감축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대내외적으로 적지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었다.
티맥스 소프트는 윈도우 개발 이전에도 급여가 짧게는 며칠내지 길게는 2주 이상 지연이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당시 직원들의 입을 통해 암암리에 알려지기도 하면서 자금 흐름이 좋지 못한 점을 드러냈는데 티맥스 윈도우를 통해 경영 안정화를 하는 듯 했으나 11월 출시는 커녕 오히려 직원 감축이 이루어 지면서 퇴직자들 사이에서 인터넷 카페도 만들어지기까지 했었다.
그로 부터 2년 하고로 반이 지난 지금 티맥스 윈도우의 개발은 윈도우 개발을 맡았던 티맥스코어가 2010년 6월 삼성 SDS로 넘어가면서 완전히 중단되었고 '에스코어'로 상호명을 바꾸면서 모바일 운영체제에 주력하고 있다.
모회사 티맥스 소프트는 워크아웃에 돌입해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 하는 중이다.
티맥스 소프트 회사 자체를 놓고 봤을 땐 괜찮은 회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외산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미들웨어, 프레임워크, DBMS까지 중소기업에서 벗어나 2000명이 넘는 중견기업으로까지 키워 낸 점은 정말 박수 쳐주고 싶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티맥스 윈도우 개발이 완전히 무산된 점도 있지만 티맥스 데이에서 말한 직원의 희생을 당연시 하고 여전히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한다는 점이다. 지금 워크아웃인 상태에서 직원들의 고통은 더욱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7 개발자만 3000명이 넘는 다고 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제 시도만 해봤을 뿐이다. 그 시도가 축적이 되어 차기작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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